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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집 규칙 만들기: 지키기 쉬운 약속을 만드는 방법

by 예둘맘 2026. 9. 8.

“뛰지 마.”
“소리 지르지 마.”
“동생 괴롭히지 마.”
“정리 좀 해.”

아이와 생활하다 보면 하루에도 여러 번 같은 말을 하게 됩니다. 분명 어제도 설명했고 아이도 “알겠어”라고 했는데 아이들은 왜 자꾸 다음 날이면 같은 행동이 반복되는지 이해가 잘 안 될 때가 많습니다. 그런 상황을 겪을 때면 규칙을 더 강하게 만들어야 하나, 아이를 더 단단히 혼내야 하나 고민하게 됩니다.

하지만 집 규칙은 아이에게 금지사항을 많이 알려주는 것보다 가족 안에서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 아이가 예측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교육부의 2019 개정 누리과정은 유아가 자신의 일을 스스로 해결하는 기초능력을 기르고, 사람을 존중하고 배려하며 소통하는 태도를 기르는 것을 목표로 제시합니다. 또한 유아의 자율성과 주도성을 중요한 방향으로 두고 있습니다. 

중앙육아종합지원센터 역시 자녀의 발달특성을 이해하고 아이의 권리를 존중하는 의사소통과 양육방법을 부모교육의 주요 내용으로 다룹니다. 

그래서 저희 집에서는 규칙은 부모가 아이를 통제하기 위한 명령 목록이 아니라 가족이 함께 생활하기 위해 필요한 행동을 이해하기 쉽게 정리한 기준으로 수정해 보았습니다. 제가 공부한 방법과 저희 집에 효과 있던 방법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아이가 지키기 쉬운 규칙에는 세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첫째, 아이가 들었을 때 무엇을 해야 하는지 바로 알 수 있어야 합니다.

둘째, 가족생활에 정말 필요한 규칙만 남겨야 합니다.

셋째, 아이에게만 적용하지 않고 부모도 가능한 한 같은 기준을 지켜야 합니다.

예를 들어 “정리 잘해”라는 말은 부모에게는 분명하지만 아이에게는 어디까지 해야 정리가 끝나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반면,

“놀이가 끝나면 블록은 파란 바구니에 넣는 거야.”

라고 말하면 행동과 완료 기준이 모두 보입니다.

좋은 규칙을 만드는 첫 번째 기준은 바로 이것입니다.

이 문장을 들은 아이가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있는가?


1. ‘하지 마’라는 규칙을 ‘해야 할 행동’으로 바꿉니다

부모가 가장 자주 사용하는 규칙은 금지형 문장입니다.

“뛰지 마.”
“던지지 마.”
“시끄럽게 하지 마.”

이런 말은 어떤 행동을 중단해야 하는지는 알려주지만, 그다음 어떤 행동을 하면 되는지는 알려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규칙을 만들 때는 가능하면 아이가 해야 할 행동이 보이는 문장으로 바꾸는 것이 좋습니다.

“집에서 뛰지 마”는
→ “집 안에서는 걸어 다니는 거야.”

“장난감 던지지 마”는
→ “장난감은 손으로 가지고 노는 거야.”

“동생 괴롭히지 마”는 표현도 범위가 너무 넓습니다.
→ “화가 나도 사람을 때리면 안 되는 거야.”처럼 실제 행동으로 정할 수 있습니다.

어린아이일수록 ‘착하게’, ‘얌전히’, ‘잘’처럼 해석이 필요한 표현보다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행동을 알려주는 방식이 이해하기 쉽습니다.

 

자주 하는 말을 집 규칙으로 바꿔보면

부모가 자주 하는 말규칙으로 바꾸면
뛰지 마 집 안에서는 걸어 다닙니다
소리 지르지 마 집에서는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합니다
장난감 던지지 마 장난감은 손으로 가지고 놉니다
동생 때리지 마 화가 나도 사람의 몸을 때리지 않습니다
어지르지 마 놀이가 끝나면 사용한 장난감을 제자리에 둡니다
밥 먹을 때 장난치지 마 식사할 때는 의자에 앉아서 먹습니다

이 표의 문장을 한 번에 모두 규칙으로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 집에서 가장 자주 갈등이 생기는 행동 한두 개부터 바꾸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들은 한 번에 여러 가지 규칙으로 제지한다고 해도 다 지키지 못합니다. 

갈등의 우선순위가 높은 것부터 바꾸고, 익숙해지면 규칙을 추가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입니다.


2. 규칙과 생활습관을 구분하면 집 규칙의 수를 줄일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알려주고 싶은 행동을 모두 규칙으로 만들면 집에는 규칙이 너무 많아질 수 있습니다.

신발 정리하기, 가방 놓기, 손 씻기, 책 읽기, 장난감 정리하기, 물병 챙기기, 영상시간 지키기, 양치하기, 일찍 자기까지 모두 같은 수준의 ‘규칙’이 되면 아이도 무엇이 정말 중요한 기준인지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이럴 때는 규칙과 생활습관을 나눠보는 것이 좋습니다.

규칙은 안전이나 다른 사람의 권리, 가족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기준으로 정합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 사람을 때리지 않습니다.
  • 위험한 곳에서는 부모와 함께 움직입니다.
  • 가족이 말할 때 서로의 말을 듣습니다.

반면 가방 제자리 두기, 책 정리하기, 저녁 양치하기 같은 행동은 반복해서 익혀야 하는 생활습관으로 볼 수 있습니다.

모든 행동을 같은 강도의 규칙으로 만들기보다 반드시 지켜야 하는 가족 기준과 천천히 익힐 생활습관을 구분하면 부모 역시 중요한 순간에 더 일관되게 반응할 수 있습니다.


3. 규칙 자체보다 ‘어떻게 지킬지’를 아이와 함께 정합니다

아이와 규칙을 만든다고 해서 안전이나 건강에 관한 기준까지 아이에게 결정하게 할 필요는 없습니다.

사람을 때려도 되는지, 자동차에서 안전벨트를 할지, 위험한 곳에서 혼자 움직일지는 아이와 협상할 문제가 아닙니다.

부모가 책임져야 하는 기준은 부모가 정합니다.

대신 아이가 참여할 수 있는 부분은 그 규칙을 어떻게 실천할 것인지입니다.

예를 들어 부모가

“놀이가 끝나면 장난감을 정리합니다.”

라는 기준을 정했다면 아이에게 물어볼 수 있습니다.

“블록은 어디에 두면 정리하기 편할까?”

“저녁 먹기 전과 자기 전 중 언제 정리하는 게 좋을까?”

즉 규칙의 필요성은 부모가 정하되 실행 방법에는 아이가 참여하는 방식입니다.

아이에게 의견을 묻는 것은 부모의 책임을 내려놓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아이가 자신이 지켜야 할 생활의 기준을 이해하고 가족생활에 참여하는 경험을 만들어주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아이가 스스로 정한 실행방법은 약속대로 실행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면, 더욱 효과적인 생활습관도 만들어 줄 수 있겠습니다.


4. 규칙을 어겼을 때는 긴 훈계보다 ‘다시 해보기’를 먼저 합니다

규칙을 여러 번 설명했는데도 아이가 같은 행동을 하면 부모 입장에서는 화가 날 수 있습니다.

“어제도 말했잖아.”
“대체 몇 번 이야기해야 해?”
“약속했으면서 왜 또 그래?”

하지만 규칙을 지키는 행동을 익히게 하고 싶다면 과거의 잘못을 길게 설명하기보다 현재 상황에서 필요한 행동을 다시 해보게 하는 것이 더 직접적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집에 들어와 가방을 바닥에 던져두었다면

“왜 또 아무 데나 뒀어?”

라고 오래 이야기하는 대신,

“가방 두는 자리가 어디였지? 다시 가져다 놓아보자.”

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동생의 장난감을 빼앗았다면

“몇 번을 말해야 해?”

보다

“사용하고 싶으면 먼저 물어보기로 했어. 다시 말해볼까?”

라고 행동을 다시 시도하게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때리기나 위험한 행동처럼 즉시 제지해야 하는 행동은 먼저 멈춰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규칙을 어긴 뒤 부모의 설명을 오래 듣는 것과 규칙을 실제로 지키는 연습은 서로 다른 일이라는 점입니다.

아이에게 필요한 행동을 다시 경험하게 만드는 것이 생활 속 연습이 됩니다.


5. 아이에게 만든 규칙이 부모에게도 적용되는지 확인합니다

“밥 먹을 때 휴대폰 보지 않습니다.”

아이에게 이렇게 말하면서 부모는 식탁에서 휴대폰 메시지를 계속 확인한다면 아이에게 이 규칙은 ‘가족 규칙’보다 ‘아이에게만 적용되는 규칙’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규칙을 만들 때는 부모도 스스로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규칙을 나도 지킬 수 있는가?”

물론 부모도 항상 완벽하게 지킬 수는 없습니다.

식탁에서 무심코 휴대폰을 봤다면

“엄마도 우리 식사시간 규칙을 잊었어. 내려놓을게.”

라고 말하면 됩니다.

이런 모습은 부모의 권위를 약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가족이 함께 정한 기준에는 부모도 포함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만 완벽함을 요구하는 규칙보다 가족 모두가 실제로 유지할 수 있는 규칙이 오래가기 쉽습니다.


우리 집 규칙을 10분 안에 점검하는 방법

오늘 집에 있는 모든 규칙을 새로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종이나 메모장을 꺼내 최근 일주일 동안 부모가 가장 많이 했던 말을 세 가지만 적어봅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습니다.

  • 뛰지 마.
  • 동생 건드리지 마.
  • 정리 좀 해.

이제 각각을 아이가 해야 할 행동이 보이는 문장으로 바꿉니다.

  • 집에서는 걸어 다닙니다.
  • 화가 나도 사람의 몸을 때리지 않습니다.
  • 놀이가 끝나면 사용한 장난감을 제자리에 둡니다.

마지막으로 세 문장을 보면서 아래 기준을 확인합니다.

확인할 질문확인
아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바로 알 수 있습니까? □
실제로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행동입니까? □
가족생활에 정말 필요한 기준입니까? □
아이의 현재 발달 수준에서 실천할 수 있습니까? □
부모도 같은 기준을 지킬 수 있습니까? □

체크하기 어려운 항목이 많다면 아이의 문제보다 규칙 자체를 다시 작성해야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체크표는 우리 집에 필요한 규칙을 골라내기 위한 기준으로 활용하면 됩니다.


우리 집에 적용한다면 이렇게 시작할 수 있습니다

가장 추천하는 방법은 규칙을 새로 추가하지 않는 것입니다.

오늘 하루 동안 부모가 아이에게 가장 많이 한 “하지 마” 문장을 하나 찾아봅니다.

만약 가장 많이 한 말이

“뛰지 마.”

였다면 이번 주에는 이 한 문장만

“집 안에서는 걸어 다닙니다.”

로 바꿔서 사용합니다.

아이가 다시 뛰면 새로운 설명을 추가하지 않고 같은 문장을 사용합니다.

“우리 집에서는 걸어 다닙니다.”

아이가 걷기 시작했다면 그 순간은 길게 훈계하지 않고 마무리합니다.

아이에게 같은 말을 계속 반복하여 지시하고 교육한다는 것이 부모로서 가장 어려운 일이지만, 인내를 가지고 반복하다 보면 아이가 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일주일 정도 해본 뒤에도 계속 어려움이 있다면 아이의 의지를 평가하기 전에 규칙이 너무 추상적인지, 실제 환경에서 지키기 어려운 상황은 없는지 다시 확인합니다.


부모가 가장 자주 실패하는 부분: 규칙이 안 지켜질수록 규칙을 더 만드는 것

아이가 규칙을 잘 지키지 않으면 부모는 더 세세한 규칙을 만들기 쉽습니다.

하지만 규칙이 많아질수록 부모 역시 모든 기준을 매번 동일하게 적용하기 어려워집니다.

오늘은 엄격하게 지키게 하고 내일은 바빠서 넘어가고, 다른 가족은 다른 기준을 적용한다면 아이 입장에서는 규칙 자체보다 그날 부모의 반응을 먼저 살피게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집 규칙을 정리할 때는 추가보다 삭제를 먼저 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안전 / 다른 사람 존중 / 가족생활에 꼭 필요한 기준

이 세 범주에 해당하는 규칙을 우선 남깁니다.

그 밖의 행동은 생활습관으로 천천히 연습할 수 있습니다.

집 규칙의 목표는 금지사항을 많이 기억하는 아이를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가족 안에서 지금 어떻게 행동하면 되는지 아이가 예측할 수 있게 만드는 것입니다.

오늘 새로운 규칙을 하나 더 추가하기보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하지 마” 한 문장을 **“어떻게 하면 되는지 알려주는 문장”**으로 바꿔보는 것부터 시작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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