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돼?”, “지금 해줘!”, “나 먼저!”
아이와 생활하다 보면 몇 분을 기다리는 일도 유난히 힘들어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식당에서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릴 때, 부모가 통화를 끝낼 때까지 기다릴 때, 형제자매의 차례가 끝나기를 기다릴 때처럼 일상에는 생각보다 많은 ‘기다림’이 존재합니다.
기다리지 못하는 모습을 단순히 성격이 급하거나 버릇이 없는 문제로만 볼 필요는 없습니다. 교육부와 i-누리의 「5세 이음교육 표준안」에서는 자기 조절 기초역량을 상황에 맞게 행동을 조절하고 규칙을 이해하며 문제 상황에 대응하는 능력과 연결해 설명합니다. 이러한 능력은 한 번의 훈육보다 놀이와 일상생활에서 반복적으로 경험하며 길러가는 능력입니다.
따라서 “기다려”라는 말을 반복하는 것보다 아이가 실제 생활에서 기다림을 이해하고 조금씩 성공해 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1. ‘조금만 기다려’ 대신 기다림이 끝나는 순간을 알려줍니다
부모는 자주 “조금만 기다려”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아이에게 ‘조금’은 정확한 의미가 없는 말일 수 있습니다. 30초인지 5분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기다리는 시간이 더 길고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기다려야 할 때는 언제 끝나는지를 눈에 보이거나 이해할 수 있는 기준으로 알려주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엄마 전화 끝날 때까지 기다려주세요”, “이 접시 세 개만 씻고 도와주겠습니다”, “타이머가 울리면 간식을 먹습니다”처럼 말할 수 있습니다.
특히 시간을 아직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는 어린아이에게는 “5분 기다려”보다 행동이나 사건을 기준으로 설명하는 편이 쉽습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릴 때까지, 노래 한 곡이 끝날 때까지, 부모가 현재 하는 일을 마칠 때까지처럼 끝이 분명한 상황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교육부와 전국 시·도교육청의 기본생활습관 자료에서도 생활습관은 반복적인 일상 속에서 형성되며, 절제를 다른 사람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조절하는 태도로 설명합니다.
결국 기다림을 가르치는 첫 단계는 오래 참게 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까지 기다리면 되는지 알 수 있게 해주는 것”**입니다.
2. 아주 짧은 기다림부터 성공하게 합니다
기다리는 것이 어려운 아이에게 처음부터 긴 시간을 요구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식당에서 20분 동안 조용히 앉아 있거나 부모의 긴 통화가 끝날 때까지 아무 말 없이 기다리게 하는 것보다 생활 속 몇십 초의 기다림부터 시작하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예를 들어 우유를 컵에 따르는 동안 기다리기, 엘리베이터가 오는 동안 기다리기, 가족이 말을 끝낸 뒤 이야기하기처럼 짧고 끝이 분명한 상황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아이가 성공했을 때는 “착하다”는 평가보다 무엇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말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엄마가 물을 따르는 동안 기다렸습니다”, “누나가 말할 때 차례를 기다렸습니다”라고 행동을 확인해 줍니다.
아이에게 너무 쉬워졌다면 기다리는 시간을 조금씩 늘리면 됩니다. 반대로 계속 실패한다면 시간을 다시 줄여도 괜찮습니다.
중앙육아종합지원센터는 영유아마다 개별적인 특성이 다르므로 아이의 특성을 파악하고 적합한 방식으로 양육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안내합니다. 같은 나이의 아이가 얼마나 기다리는지를 기준으로 삼기보다 우리 아이가 현재 성공할 수 있는 수준에서 시작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3. ‘먼저 할 일-그다음 할 일’을 반복해서 알려줍니다
아이가 기다리기 힘들어하는 이유 중 하나는 원하는 일을 언제 할 수 있는지 알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막연하게 “나중에”, “이따가”라고 말하면 아이에게는 원하는 일이 계속 미뤄지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먼저-그다음’ 순서를 사용하는 습관이 도움이 됩니다.
“먼저 이를 닦고, 그다음 책을 읽습니다.”
“먼저 동생 차례이고, 그다음 네 차례입니다.”
“엄마가 설거지를 끝내고, 그다음 같이 놀겠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아이는 지금 원하는 일을 못 한다는 사실뿐 아니라 무엇을 지나면 원하는 활동을 할 수 있는지도 알게 됩니다.
중앙육아종합지원센터의 자녀와 대화법 부모교육 역시 자녀의 발달 특성을 이해하고 성장 단계에 맞는 부모 역할과 의사소통 방법을 사용하는 것을 강조합니다.
다만 부모가 말한 순서를 가능한 한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것만 끝나면 놀아줄게”라고 말한 뒤 계속 새로운 일을 추가하면 아이는 부모가 알려준 기다림의 끝을 믿기 어려워집니다.
예측할 수 있는 순서를 반복해서 경험하는 것이 기다림을 생활습관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됩니다.
4. 기다려야 할 장소에서는 ‘기다리는 동안 할 일’을 준비합니다
병원 대기실, 식당, 은행, 형제자매의 학원 앞처럼 기다림 자체를 없앨 수 없는 상황도 있습니다. 이때 어린아이에게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오랫동안 앉아 있으라고 요구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자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면 기다리는 동안 할 수 있는 작은 활동을 미리 준비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얇은 그림책, 작은 스티커북, 종이와 연필, 숨은 그림 찾기, 손가락 놀이처럼 장소를 크게 방해하지 않는 활동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기다림이 시작될 때마다 스마트폰 영상을 자동으로 제공하지 않는 것입니다. 영상이 항상 나쁜 것은 아니지만 매번 같은 방식으로 기다림을 해결하면 아이가 ‘기다리는 시간은 반드시 자극적인 무언가로 채워야 하는 시간’이라고 익숙해질 수 있습니다.
대신 주변에서 같은 색 물건 찾기, 자동차 몇 대 지나가는지 세기, 오늘 있었던 일 이야기하기처럼 별도의 준비물이 없는 방법도 섞어볼 수 있습니다.
기다림의 목표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능력을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 할 수 있는 행동을 선택하면서 대기시간을 보내는 방법을 배우는 것입니다.
5. 차례를 기다리는 놀이를 평소에 자주 합니다
기다림은 훈육 상황보다 놀이 안에서 연습하면 부담이 훨씬 적습니다. 보드게임을 하면서 자기 차례를 기다리거나, 공을 한 번씩 주고받거나, 가족이 번갈아 블록 하나씩 올리는 것처럼 짧은 순서 기다리기를 자주 경험하게 할 수 있습니다.
i-누리의 5세 이음교육 자료에서도 놀이의 규칙을 이해하고 조절하며 함께 놀이하는 경험을 자기 조절 기초역량과 연결해 제시하고 있습니다.
아이가 자기 차례가 아닌데 먼저 하려고 한다면 길게 훈계하기보다 “지금은 엄마 차례입니다. 다음이 네 차례입니다”라고 짧게 알려줍니다. 자기 차례가 왔을 때는 “기다렸으니 이제 네 차례입니다”라고 연결해 줍니다.
처음에는 차례가 빨리 돌아오는 놀이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길면 놀이보다 기다림 자체가 스트레스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놀이를 반복하면서 아이는 ‘내 차례가 아니어도 활동은 계속되고, 조금 기다리면 다시 내 차례가 온다’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것이 식사, 대화, 외출 등 생활 속 순서를 기다리는 데도 활용될 수 있습니다.
기다림은 오래 참는 연습보다 ‘짧게 성공하는 경험’이 먼저입니다
기다리지 못하는 아이를 보면 부모도 조급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다림은 “참아”, “조용히 있어”라는 말만으로 익히기 어려운 생활기술입니다.
아이에게는 기다림의 끝을 알 수 있게 해 주고, 아주 짧은 시간부터 시작하고, 먼저 할 일과 다음 일을 알려주고, 기다리는 동안 할 행동을 준비하고, 놀이에서 차례를 경험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또 모든 아이가 같은 속도로 기다리는 힘을 기르는 것은 아닙니다. 중앙육아종합지원센터에서도 아이마다 기질과 개별적 특성이 다르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오늘부터 긴 기다림을 시키려고 하기보다 생활 속 한 가지부터 시작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부모가 물을 따르는 몇십 초, 엘리베이터가 오는 시간, 가족 한 사람의 이야기가 끝나는 순간처럼 끝이 보이는 짧은 기다림을 성공하는 것부터 충분합니다.